2019 땅밑에 별들

장엄연습(2019)
단청의 원래 역할에서 장식적인 부분만 가져온 단청지라는 상품에서 장엄함을 저해하는 요소를 없애보기로 했다. 단청지를 햇볕에 오래 노출시켜 색을 바래게 하고 그 바랜 상태를 하나씩 손으로 그려내는 과정을 통해 장엄 비슷한 것을 만들어 내보고자 했다. 복잡한 무늬 때문에 얼핏 공들여 그린 듯 보이지만 번지거나 비뚜름한 것, 얼룩이 튄 것도 용인하는 정도로 적당히 그렸다. 흔하고 저렴한 재료로 가볍게 그려낸 단청지는 오랜 시간을 견뎌낸 듯한 고색창연함을 위장하고 있고 적당한 타협의 흔적은 단청지라는 상품 자체의 특성을 떠올리게 한다.

February 1,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