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e Bye Hye Kyoung: 권혜경
Past exhib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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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Release Text갤러리 조선은 2023년 6월 1일부터 21일까지 권혜경 작가의 개인전 《빠빠이 혜경 Bye Bye Hye Kyoung》을 개최한다. 사물을 재현하거나, 기호와 암호 등으로 추상화된 작업을 시도했던 권혜경 작가는 《빠빠이 혜경 Bye Bye Hye Kyoung》에서 육아 용품이나 장난감에서 영감을 얻은 상호, 로고, 캐릭터, 아이콘을 소재로 한 회화 작품과 함께, 인물이 등장하는 회화 작품 또한 전시한다. 전시는 임신과 출산과 육아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더 나아가 사회 공동체 안에서 이와 관련한 더 다양한 대화를 촉발한다.‘빠빠이 혜경 Bye Bye Hye Kyoung’은 아이에게 손 흔들며 헤어질 때 하는 인사하기를 연습하며 영감을 받은 제목이다. 제목은 그것이 주는 귀여운 인상 한편으로, 처음 아이를 출산하고 육아에 힘쓰는, ‘어색한 엄마’인 권혜경 작가가 스스로 과거의 자신에게 하는 작별 인사이기도 하다. 임신과 출산은 한 생명의 탄생임과 동시에, 부모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사건이기도 한 것이다. 특히 여성에게는 한국 사회의 구조와 제도로 인해 자신이 세운 목표와 이상을 포기하고 경력 단절을 감내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어머니’는 보통, 미디어를 통해 연약하지만 강하고, 숭고한 희생을 감내하는 존재로 재현되거나, 혐오가 가득한 인터넷 공간에서 자신의 아이에게 한없이 이기적인 존재로 불리는 등 양극단의 모습으로 알려진다. 온정주의적인 시각에서 대상을 미화하거나, 혐오의 대상으로서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타자를 재현할 때 흔히 빠지기 쉬운 함정은 타자가 스스로 내는 목소리를 감춘다. 우리와 가장 가까운 타자인 ‘엄마’가 겪은 임신, 출산, 육아의 경험, 그 과정에서 느낀 감정, 걱정과 고민, 그들의 목소리를, 스스로 부모가 되기 전까지, 어쩌면 부모가 된 이후에도, 우리는 모른다. 최근 인구 소멸, 출산율 통계 따위 같은 뉴스가 심심치 않게 들리는 것과 반대로, 어쩌면 그것이 가리고 있을 ‘엄마’로서의 경험, 삶, 감정과 고민들에 대한 목소리, 그로부터 비롯한 더 많은 대화들이 필요하다.권혜경 작가는 개인의 삶, 그것과 접점을 가진 사회적 공감대, 회화에 대한 성찰을 사물과 언어에 빗댄 회화 작품으로 녹여낸다. 유학 시절에 경험한 이방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작가 주변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사물로 은유한 작가는 이후, 귀국 후의 고민, 지나간 것들에서 느끼는 정서, 홍콩 민주화 운동, 출산과 육아의 경험 등 작가의 피부에 와닿은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이 이야기는 회화에 대한 성찰과 함께, 사물을 재현하거나, 기호를 이용한 회화 작품으로 번역되고, 확장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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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