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 4.8 / 7.4 / 9.4 / 12.1 / 15.2 / 18.5 / 22: vicky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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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조선은 한국과 영국을 기점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Vicky Kim(김성은) 작가의 최신 작업을 전시한다. “공간, 건축, 이미지를 통한 주체의 형성” 이라는 주제로 로얄 아카데미에서 2016년부터 박사과정 중인 작가는 심도있는 이론적 연구와 폭 넗어진 모티브로 한국에서의 개인전을 준비하였다.
전시장에 보이는 모델, 조소, 드로잉, 도면, 텍스트 등의 구성 요소들은 최근 작업 뿐 아니라, 2005년에서부터 시작된 작업들을 망라하고 있다. 작가의 이런 작업은 건축의 근대화의 발전 향상이 어떤식으로 이루어졌으며, 그것이 주체의 정체성 형성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전시는 어떤 특정한 역사적 사실, 실존하는 건축의 보편적 성격에 중점을 두기 보다는, 집약적이면서도 모순되고 분리된 한국의 현대화 과정에서 일어난 개인의 단편적, 미완성적 서술 또 잊혀진 감정, 뚜렷한 이해의 불가능성에 더 관심을 갖는다.
작업의 시작은 건축물 내에서의 작가의 직접적인 체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파생된 이미지인 사진들에서 비롯되는 미디어를 통해 중계된 경험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작업은 이들의 역사적 관계성을 논리적으로 풀어가는 것이 주가 아니며, 건축적 이미지 공간에서 비롯되는 주체의 감정과 중계된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상충된 내러티브들을 담아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작가가 수집한 사진, 또 문서 자료들은 직접적인 정보로 전달되지 않고, 어떠한 고유한 법칙에 따라 연금술적인 과정을 통해 추상화된 새로운 공간적 제안으로 나타난다. 이는 작가의 지속 되어온 질문인 공간과 이미지의 역활, 직접적 인식과 이미지를 통한 경험에 대한 경계점 등을 다양한 관점에서 이해하려고 하는 시도이다.
이번 전시에 타이틀인 “2.7 / 4.8 / 7.4 / 9.4 / 12.1 / 15.2 / 18.5 / 22” 은 수학적 계산, 크기와 공간의 측량의 기록 방식을 연상 시킨다. 논리적 혹 시스템의 관계성으로 보이는 이 기록은 어떤 보이지 않는 문제에 대한 해결점이거나 중요한 단서로 보여지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 이것에 대한 어떤 확인, 증거를 찾으려 노력하며 작품들을 해석하는 중에, 우리의 일상적 방법론은 그 자체가 의심의 표적이 된다. 즉 이 시스템은 무엇을 의미하는것인가? 이 수학적 표시 혹 제스쳐는 우리의 사고방식과 어떻게 연계되어 있을까?
우리가 접하는 모든 이미지는 중립적인 정보의 전달을 목표로 하고 있지 않으며, 계층적, 상징적, 이디올로지적 권력의 관계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언제나 누군가에게는 어떤 메세지로 읽혀진다. 작가는 이미지 관찰 중에 일어나는 동시적인 현상인 공간과의 직면과 오브제의 부재에서 생겨나는 임시적인 상상의 과정을 일깨우며 우리, 즉 주체와 공간과의 밀접한 공생 관계의 형성에 대한 질문을 관객들과 소통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