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shi Matsun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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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노베는 차원 없는 하나의 점부터 선, 구멍, 그림자와 같이 공백과 비움이라는 개념을 2차원의 이미지와 3차원의 실제 사물로서 표현해왔다.
전시 《Woven Knot》는 차원에 관한 개념에 집중하며 선(Line)의 공간성을 실험한다. ‘선’, ‘드로잉’, ‘서예’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선이 형상화 하는 공간, 나아가 그 안에 내재된 운동성과 물질성에 집중해본다. 글씨를 이미지로 그려내는 서예, 여러 개의 선이 모여 하나의 형상을 상기키시는 드로잉 등 작가는 선을 그리는 경험과 보는 경험을 구분하면서 선을 둘러싼 입체적인 면모를 살펴보는 것이다.
전시에 출품된 <짜여진 매듭>과 벽면 드로잉 <매듭>은 모두 즉흥적인 방식으로 종이에 낙서를 그은 후, 컴퓨터의 설계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스캔한다. 이후 선을 추적하면서 그 교차점을 조작하고 그려진 순서를 편집하면서 완성된다. 이러한 과정을 바탕으로 작가는 <짜여진 매듭>의 데이터에서 스텐실과 같이 템플릿을 만든 다음, 그것을 사용해 종이에 선을 다시 그린다. 그리고 선들은 병렬적 구조를 띄며 동일한 원본 드로잉을 기반으로 변주된다. 같은 이미지에서 출발한 선들이 한 화면 위에 겹쳐지며 다른 운동성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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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형상은 마치 인간 신체의 움직임이 부여된 한 획과 같이 속도감과 즉흥적인 율동감을 선사하지만 세부적인 장면의 선은 수치화 된 계산을 바탕으로 치밀하게 엮여 있다. 벽면 드로잉 <매듭>의 경우 자신이 만든 이미지를 벽에 그림으로 그린다. 이때 사용된 재료는 연필이나 펜이 아니라 파쇄된 종이다. 선이 모여 면이 되는 것처럼, 종이로 그려진 드로잉은 선이라는 형상으로 면이라는 2차원의 성질을 드러내고, 나아가 벽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3차원 공간에서의 물질성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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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노베는 일본 서예가 규요 이시가와(Kyūyō Ishikawa)의 저서 『서예로 가는 길』에서 붓과 펜의 잉크가 단순히 페인트라는 물질이 아니라 ‘조각의 흔적에 만들어진 빛 없는 그림자’라는 구절을 발견한다. 그는 선과 그림자의 관계와 개념적 인식에 주목하며 그것이 만들어내는 반복과 지루한 감각에 관해 말한다. 특히 그림자라는 이미지로부터 빛이 통과하지 못한 사물의 흔적을 상상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의 작품에 돌, 고무줄, 허밍, 선반 같은 모티프가 등장한다. 그는 점이나 선으로 직접 형상을 표현하는데, 이는 선/그림자에 관한 작가의 은유다.
그림이 사진과 인쇄 기술의 출현으로 저 자신의 위상을 다시 확인한 것처럼, 마츠노베의 작품은 오늘날 이미지의 과잉 자극과 감각으로부터 지루함과 권태, 단조로움이 주는 명상적 경험을 제공한다. 언뜻 낙서와 같이 글자를 빠뜨린 듯 보이는 형상 혹은 장난스럽게 함부로 쓴 무게 없는 선은 그림과 그림자 사이에서 이미지의 시적 감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림이 사진과 인쇄 기술의 출현으로 저 자신의 위상을 다시 확인한 것처럼, 마츠노베의 작품은 오늘날 이미지의 과잉 자극과 감각으로부터 지루함과 권태, 단조로움이 주는 명상적 경험을 제공한다. 언뜻 낙서와 같이 글자를 빠뜨린 듯 보이는 형상 혹은 장난스럽게 함부로 쓴 무게 없는 선은 그림과 그림자 사이에서 이미지의 시적 감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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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