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렬적 교통: 정상현
Past exhibition
Installation Views
Press release
갤러리 조선은 오는 7월 22일부터 8월 5일까지 정상현 작가의 <병렬적 교통> 전을 개최한다.
정상현 작가는 이번 작업에서 이질적인 두 가지가 만났을 때 관객이 마주하게 되는 낯선 경험에 주목한다.
이전 작업들에서 작가가 지속적으로 제시해 왔던 프레임은 이번 작업에서도 서로 어떤 유사성도 없는 두 가지의 물질을 나누는 애매모호한 경계로 기능한다. 화강암의 테두리를 채우고 있는 프레임은 2mm 두께의 시멘트로 이루어져 있다. 화강암과 시멘트라는 이질적 재료의 만남과, 책의 시각적 형태가 종이가 아니라 화강암이라는 설정은 책에 대한 기존의 인식과 규칙에 대한 배반이자 매우 ‘낯선’ 어떤 것이다. 철판 이미지가 프린트 된 스티커를 이어 붙여 철봉의 형태를 만든 작업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이 작업은 이전 작업인 ‘바위’의 연장선상으로서, 스티커라는 연약한 소재로 그것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철의 물성을 표현한 작업이다. 시각적으로는 단단한 철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그 물질을 이루는 실체는 종이이다. 이 이율배반적인 설정 자체가 관객에게 반전의 묘미를 주는 것이다.
전혀 새롭고 낯선 결과물에 대한 갈망은 미디어 설치에서도 이어진다. 그 형태 자체가 마치 디지털 시대의 나무처럼 보이는 원형의 미디어 구조물은 반복적으로 원을 그리며 작동한다. 움직임이 반복될수록 각각의 화면들이 빠르게 중첩되면서 거대한 숲의 이미지가 나타난다. 구조물이 작동된 후에야 이미지의 정보가 전달되는 것이다. 형식으로서의 반복이 형태의 팽창으로 이어지는 이 과정은 쉽게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처럼 우연함과 아이러니, 그로 인한 낯선 경험을 포착하고자 하는 작가의 작업 스타일은 작업을 처음 구상하는 시점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다. 작업의 소재를 우연히 찾아내고 그 중에서 낯설고 색다른 소재를 다시 판단하여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탄생하는 수많은 우연성과 예측할 수 없는 것들의 매력이 주는 낯선 경험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이질적인 두 소재나 형태가 만났을 때 탄생하는 전혀 새로운 결과물에 관한 작가의 새로운 해석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갤러리조선 이상호 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