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공간: 서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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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는 직육면체의 나무박스들이 쌓여있고 기하학적인 형태의 조형물들이 나무박스 위에 놓여있거나 달라 붙어있다. 기하학적인 형태는 재료를 달리해 기둥을 감싸 유기적인 형태를 만들기도 하고, 전등갓으로 매달리거나 바닥에 놓여 인테리어적인 공간연출을 하기도 한다. 그것들은 작품의 존재에 대한 단서이면서 작품 그 자체이기도 하다. 조각작품, 혹은 설치작품임과 동시에 일상의 사물(事物)이다.
오늘날 예술과 일상 같은 범주들은 매우 탄력적으로 서로 섞여서 융합되었고, 예술이라는 용어가 광범위하게 포괄될 정도로 확장되는 방법들을 보여왔다.
서혜영은 그 동안 선으로부터 만들어낸 가장 단순한 도형에서 출발한 패턴들의 집합을 통해 기존의 구획들을 구분하고 빛과 공간감으로 연출하면서 다양한 공간의 변화를 시도해왔다. 작가의 고민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예술과 일상의 틈에서 이미 알고 있는 원형이 되는 유닛들이 구축되고 증식해나가는 유기적인 공간을 꿈꾸며 공간에 개입하는 새로운 형식들을 실험하고자 한다. 그래서 결코 낯설지 않은 형태들은 다소 모호한 의미를 지닌 채, 규격화된 제도적인 공간, 공공의 개방적인 공간, 친밀한 개인의 공간으로 수용되었을 때의 다양한 요소들의 확장된 체험을 내재하고 있다.
우리는 일상의 공간과의 적극적 관계를 도모하여 언제나 생산적인 결과를 만들어낸다. 전시공간에서의 작품 또한 다양한 의미작용을 통해 새로운 사유를 경험케 한다. 작품으로의 원형으로 존재하면서 실용적인 쓰임의 목적을 갖춘 형태로의 가능성을 구현하기 위한 이번 전시는 작품이 전시된 전시공간이며 예술작품의 실용적인 잠재력을 보여주는 장이면서 개인의 취향을 반영한 사적(私的)인 공간이 되는 것이다. 이때가 비로서 일상의 사물(事物)이 사물(私物)이 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