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ule of Reproduction: 강석호 강홍구 김도균 김병훈 김연용 오상택 이종명 홍범

13 June - 12 July 2012
Press release

 

갤러리조선은 6. 13일부터 7. 12일까지 "The Rule of Reproduction" 이란 제목하에 단체 사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8명의 작가는 순수사진전공, 다양한 매체작업, 평론활동을 하는 작가들로서 사진이 가지고 있는 즉물적이고 기계적인 기록성에 주목하면서 확장된 의미로서의 재현방법을 이용해 기록에 대한 의미, 재현에 대한 의미, 또한 사진에 대한 의미를 심도 있게 연구해 볼 것이다.
이를 위해 임의적으로 선택된 1940년대 흑백필름을 원본으로 하여 동일한 대상과 사건을, 8명의 작가들이 갖는 대상에 대한 새로운 관점, 새로운 사진적 표현(재현) 방법 등으로 자유롭게 해석되어, 다양한 사진적 행위들을 통해 시각화 될 것이다. 전통적 사진 기법과 다양한 매체를 통한 새로운 시도, 디지털 사진 기법에 의한 사진의 기능의 변화 및 확장에 대한 비교, 분석, 담론을 유도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지난 2011년 4월 서울시에 소재한 갤러리 Factory에서는 동네 사진관을 재현하는 ‘후광을 찍어 드립니다: 이종명 사진관’ 프로젝트가 진행 되었다. 그 당시 본 The Rule of Reproduction 팀은 사진관 운영의 주체인 이종명(사진가)에게 사진관을 이용하는 관객들을 대상으로 각 가정에 보관 되어있는 옛 아날로그 사진 중 재현(복원)해 보고 싶은 사진을 수집 해달라는 의뢰를 하였다. 그 결과 소정의 archive 자료들이 모였고 본 팀은 그 자료들 중 한 장의 사진을 선택해 찍혀있는 이미지를 작가 각자의 시각에서 사진적 방법에 의해 재현해 보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사진에 있어서 보여지는 것에 대한 사실적 재현, 기록이라는 기능과 재현된 이미지를 원본으로 무한한 복제가 가능해지는 이 두 가지의 물리적 속성은 사진이 갖는 주요한 매체적 특징이자, 사진의 고유성, 정체성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또한, 이 속성들은 다양한 사진적 담론을 끌어내는 사진의 원천이라 할 수 있겠다. 
 
먼저 사진에서의 기록이란 일차적인 사건의 서술적 기록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기록된 이미지에 의해 시간(과거의 시간)까지도 함께 동봉되어 그 시간을 증거하는 지표가 된다. 그러한 시간을 박제하는 사진의 본성은 찍혀있는 그 시간에는 사건을 전달하고, 의미를 전달하는 소통(Communication)의 수단으로 그 쓰임이 있을 수 있고, 또 시간이 흐른 뒤에는 과거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매개로서, 또한 개인, 시대의 역사를 반추하는 기록의 쓰임으로, 혹은 개인과 개인의 역사가 모여 시대를 증거하는 서사의 표상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다음으로 사진의 중요한 속성 중 하나로 복제성을 들 수 있는데, 사진은 카메라 렌즈를 통해 대상에 비추어진 빛을 필름 혹은 디지털 촬상소자에 모아 감광하고 이 감광된 빛으로 필름에 다시 대상의 이미지를 만든다. 이러한 사진의 기계적, 물리적 과정으로 사진은 필름이라는 복제가 가능한 원본 이미지를 갖게 되고, 이것은 사진의 또 하나의 주요한 고유성이자 특수성인 사진의 복제성 즉, 이미지 전달의 사회적 확장 기능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사진술은 일반적으로 사진을 찍기 전, 찍는 순간, 찍힌 후로 나눌 수 있겠다. 사진을 찍기 전 단계에서는 본인의 개입 즉, 본인의 내, 외부적 주관이 찍는 대상 및 방법 등을 결정하게 되고, 찍는 순간엔 물리적인 환경(대상)에 반응한 개인적 주관이 개입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찍힌 후엔 일반적으로 개인의 주관을 최대한 배제하고, 그 전 단계까지 에서 예측했던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해 사진의 기계적 프로세스에 충실 한다. 즉, 작가가 개입하는 것은 찍는 순간까지이고, 그 후의 과정은 실질적으론 그때까지의 이미지를 실재하는 사진 이미지로 구현해내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현상, 인화과정에서 개인의 개입이 전혀 배제될 수는 없겠지만, 사진에서 실재적으로 종이에 그림이 그려지는 현상, 인화의 과정은 데이터, 기계적 프로세스에 의해서 지배된다. 물론 이것은 작가가 의도(개입)한 전 단계까지의 과정을 충실히 옮기기(재현) 위한 사진의 물리적 프로세스이기도 하지만, 또한 이러한 사진의 프로세스 방법이 사진에서 중요한 방법론이 되는 이유는 사진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인 사진의 복제성을 담보 받기 위함인 것이다. 
 
사진은 이러한 기본적인 방법을 통해서, 보여지는 대상을 개인의 주관, 혹은 개입을 통해 이미지로 구성하고(사진을 찍는 순간까지), 기계적인 프로세스에 의해서 실체 하는 이미지로 구현된다(현상, 인화 과정을 통한 이미지의 실재화). 사진은 대상이 존재하여야만 이미지의 구현이 가능해진다는(대상에 대한 사실적 재현)속성과 함께, 대상을 사진 이미지로 만드는 물리적 프로세스 과정에서 복제라는 매체의 특수성을 갖는 것이다. 사진에서의 이러한 매체의 물리적 속성에 대한 담론은 사진 매체의 정체성을 이야기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근거가 되고, 사진에서 사진기의 기계적 시선과 작자의 개입의 관계를 생각해 볼 때 이러한 복제를 위한 기계적 프로세스가 가지는 의미(담론)는 주요한 이야기 거리가 아닐 수 없겠다. 
 
` 사진이라는 이미지에 대한 사실적 재현과 복제가 가능한 매체의 탄생으로 우리는 우리가 보고 있는 대상, 혹은 환경에 대하여 기존 인식에 대한 의문과 관점의 확장을 꾀할 수 있었다. 또한, 그것은 우리가 대상과 환경을 인식 하는데 대한 주요한 인문학적 토대와 담론 또한 이끌어 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 디지털 시대의 사진에서도 사진의 쓰임이나 그 쓰임의 관점이 사진 산업의 발달로 인해 많은 부분 확장되어 가고는 있지만, 이러한 사진의 고유한 성질들은 변화되지(사라지지) 않고 새로운 사진매체의 확장에 기본을 이루고 있다. 
이번 전시 ‘The Rule of Reproduction I’은 크게 보면 사진은 어떤 특성을 가진 매체이며, 그것을 통해 어떠한 사회적, 미학적 역할을 수행 하는가? 라는 물음을 가지고 출발 하였다. 그리하여 작가 각자가 이러한 질문을 성찰하며, 하나의 이미지를 가지고 다양한 각도, 관점에서의 사진적 실험으로 해석, 재현 해보고 그것을 통해 그 물음에 대해 같이 생각해 보는 전시이다. 이것은 또한 앞으로 사진이 사회적으로 미칠 수 있는 영향 즉, 사진을 통한 의미전달 방법의 확장, 사진 이미지가 의미전달의 수단으로서 사회적으로 가질 수 있는 파장에 대해 생각해 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기대해 본다.    
-오상택
 
하나의 이미지는 같지 않은 많은 그림으로 만들어진다. 하나의 이미지는 다르지 않은 많은 사진들로 만들어진다. 위의 두 가지 작업 진행에서 회화는 같은 이미지로 재현되기를 바라지만, 환경과 시간에 의해서 변화될 수밖에 없는 작가의 시점에 비중을 두었다면, 사진은 어떤 시점에서 내가 원하는 변화가 생기는지를 알아보고 싶어 했는지 모른다. 똑같은 이미지를 가지고 회화와 사진을 했다면 어떠했을까! 그림이 그려진다는 것은 개인의 변화에 의해서 진행시킬 수도 완성시킬 수도 있지만, 적어도 아날로그사진작업은 개인의 변화보단 찍히는 대상과 순간 그리고 인화까지의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이번에 기획된 전시는 이미 찍혀진 이미지가 정해져 있어, 암실 작업의 비중이 많아진 만큼 내가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어 볼 수 있었겠다고 생각했지만, 이 어두운 공간조차 사진의 데이터에서 충분히 자유롭지는 못했다. 심지어 ‘복제’와 ‘반복’이라는 형식을 가지고 내가 원하는 이미지에 다가서겠다는 이상한 몽상을 하고 말았다. 여기서 말하는 ‘복제’란 인화된 것을 찍고 현상하고 또 다시 인화하고를 수레바퀴 돌듯이 반복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지만 바퀴가 여섯바퀴 즘 돌아 갈 무렵 난 그만 두어야만 했다. 왜냐하면 시간도 어느 정도 흘렀지만 그보다 이미지가 점점,,,그리고 테이터에 의해서 결정되어지는 부분이 진행하면 할수록 약간은 예측 가능한 결과가 나의 흥미를 감소시켰다는 점이다. 그럼 충분히 예측 할 수 있었던 것을 왜 했는가!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안 해보았기 때문이며, 그리고 내가 원하는 이미지에 다가가기 위한 형식이 필요했었는지 모른다. 
 
마지막 한 장의 이미지를 얻기 위해서 일흔 개의 인화지와 다섯 개의 필름이 사용되었다. 사용된 재료는 나의 형식을 위해서 쓰였는지 아니면 내가 꿈꾸던 사진 속 분위기를 위해서 사용되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