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bye Stranger 2: 박현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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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두는 현대인의 소외에 대한 시선을 우리에게 친숙한 방송국의 텔레비전 스튜디오나 뮤지컬 공연장과 같은 대중과의 소통을 매개하는 장치들 속에서 그 원래의 문맥과는 동떨어져 고립화된 인물을 등장시켜 유희적인 감각성을 추구하는 가운데 드러낸다.
박현두의 작업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텔레비젼 스튜디오나 뮤지컬 공연장은 확실히 현대 사회의 스펙타클을 만들어내는 대표적인 장소들로, 그 하나하나가 일종의 스펙타클을 만드는 장치로 기능한다고 볼 수 있다. 현대인들에게 텔레비전과 같은 대중 매체는 점점 더 현실에 관한 우리의 지각을 지배하고 세계에 관한 우리의 경험은 매체를 통해 점점 확대되어 간다.
현대사회는 양립될 수 없어 보이는 여러 요소들이 이리저리 맞물려서 새로운 것들을 끊임없이 생산해내는 특성을 보인다. 특정 공간의 일반적 용도와는 양립될 수 없는 인물의 등장은 그 장소조차도 본래의 문맥을 벗어나는 낯선 곳으로 변모시킨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작가는 시시각각으로 해체하고 재조립되는 반복 과정을 지닌 TV 세트와 세트의 본래적 특성과 어울리지 않는 개인을 그 장소에 데려가 촬영함으로써 소통되지 못한 채 돌파구를 찾고 있는 현대인의 소외에 관한 시선을 새로운 스펙타클로 창출해 낸다.
박현두는 우리에게 친숙한 공간을 문득 어떤 다른 곳에 있다는 느낌을 주는 장소로 바꾸어 놓으며 우리에게 익숙한 것들이 갑자기 낯설게 나타남을 경험하게 한다. 사물을 바라보는 일상적 시각이 무효가 되면, 이때 감추어졌던 사물의 진정한 의미가 불쑥 모습을 드러내고 진정한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이 시작된다. 독일의 극작가인 베르톨트 브레히트(Bertolt Brecht, 1898-1956)는 연극에서 현실의 친숙한 주변을 생소하게 보이게 하여, 극중 등장인물과 관객과의 감정적 교류를 방지하게 하여 관객이 무대의 사건에 대해 연구하고 비판하는 태도를 갖게 하는 것을 '소외효과(alienation effect/Verfremdungseffect)'라 규정지었다. 브레히트는 소외효과로서 관객이 극적 사건에 대해 거리를 갖게 하고 지금껏 당연히 받아들이는 일을 비판적 사건으로 바라봄으로써 관객의 감정이입을 거부하고 관객의 냉철한 이성과 비판력을 요구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벗어나 현대인의 삶의 일반적인 양태를 미디어적 장치들을 통해 조망하며 현대 사회의 소외의 문제에 다가간다. 박현두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부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다시 해체하고 재정립하여 비판 의식을 부여함과 동시에 감각적인 향유의식으로 융해시키면서 현대인의 삶의 조건들을 주의 깊게 질문하고 있다.
-손영실(서울시립미술관 수석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