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일상을 보다 관찰자의 시선: 김수강 김은주 김지원 박소영 이주은

4 - 20 May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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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release
사진은 사진의 기계적 복제성에도 불구하고 타인이 대신할 수 없는 대상에 대한 일인칭 관찰자의 주관적이고 일회적 경험이 보편적 경험으로 환원 불가능하다는 것과, 일회적으로 포착된 찰나의 이미지가 재현하고자 하는 대상에 의해 제한되고 그 재현대상 없이 자신의 형상을 만들 수 없다는, 그래서 사물의 형상을 붙잡아둘 수밖에 없는 사진의 보편적 본성과 화해하면서 사진은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카메라 렌즈를 통해 포착된 육안으로 획득할 수 없는 시각(視覺)의 한계는 주어진 대상을 재현한다는 사실을 넘어 무의식적으로 공유된 내재적 감성의 분출로 드러난 진정한 삶의 모습들을 담아내는 창작 행위로서의 가능성을 극복하였으며, 기계적으로 한정된 사각의 뷰파인더로 가늠해야 되는 시각(視角)의 범위는 작가가 바라보는 대상과 작가가 함께 만들어내는 세상을 담아내는데 관념적인 제약을 만들지만, 그렇기에 더욱 세심하게 구현된 작가적 세계관의 집적을 대면하게 하였다. 이러한 사진의 특성을 기반으로 해서 무엇이 우리가 보고 있는 대상과 세계를 가시적으로 드러내느냐 뿐 아니라 그에 대응하는 주체(자아)의 발생을 관찰자의 시선으로 포착된 결과물을 통해 파악해보고자 한다. 거기에는 작가가 가지고 있는 세계에 대한 관심이 존재하며 그것은 관찰자가 바라보는 시선의 깊이 또는 시선의 방향을 통해 드러날 것이다. 
관찰자의 시선으로 체감된 모티프들은 직접 살을 맞대고 일상을 공유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사소하고 진부한 활동을 이어가는 것들에 대한 관심으로 이루어지며, 오늘날 현대인의 일상을 바라보는 부재되었던 의식과 불안하고 자폐적인 심리상을 살펴보는 것으로 모호한 이미지 속에 드러나지 않았던 미지의 이야기들을 풀어보는 소통의 시간이 될 것이다. 
 
 
 
"보여진 것은 본 사람에 의해서 소유 된다" -사르트르
 
일상을 보다
 
삶의 요소들은 우리 존재의 충족임과 동시에 결핍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인간은 환경에 무조건 내맡기기보다 그것으로부터 자기 자신으로 돌아오고자 한다. 자기를 외계와 분리시켜 자기성을 확립하는 일은 일상적인 것으로 구체화 되며 그렇게 일상의 시선으로 바라본 증거물들은 일상적 공간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지만 눈에 띄지 않거나 의식하지 못하고 무심코 지나치는 세계로 포착된다. 일상의 사물들은 지각되지 않고도 존재하며, 표상되지 않고도 현존하고 있다. 그리고 그 사이의 거리는 바로 사물 자체와 우리가 그것에 대해서 가지는 의식적 지각이 중재하고 있다. 사진이전에 우리의 눈은 어떤 자극에 의해 움직이고 카메라의 방향을 결정하고 나서야 가시적인 것으로 회복된다. 이때 세계가 눈에 주는 자극은 사물을 바라보는 혹은 사물과 대면하게 되는 시선으로부터 오며 여기서 관찰자는 망각해버린 세계의 원초적인 본질을 보이지 않는 증거물에서 찾고자 한다. 본질은 우연히 존재하는 것에서 다른 것들과 관계를 맺는 것으로 외관의 껍질을 벗을 때 남들이 보고 있으면서 보지 못하는 것을 비로써 드러내는 것이다. 이렇게 드러난 사물은 결코 즉자적이거나 권위적으로 자립하려 하지 않는다. 사물과 관찰자간의 팽팽하게 맞서는 긴장관계를 극복하여 공감의 폭을 넓히고 있다. 
보이지 않는 시선은 바로 응시되면서도 시각에 주어지지 않아 우리가 인식하지 못했던 대상이다. 그러한 대상과의 거리감을 좁히고 긴 여운으로 주어진 대상에 깊숙이 파고들면서 다양하고 세심하게 현상해낼 때 관찰자의 시선의 깊이는 사물의 존재를 거친 현실 속에 말할 수 없는 부드러움으로 심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