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issu: 김현정 오용석

5 - 26 January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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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release

 

복잡한 사회적 삶 속에서 예술의 문제는 문명의 본질을 구성하고 있는 환영과 신화를 미적으로 재생산하는데 있다. 거창한 이념들이 와해되면서 다시금 평범한 삶의 문제들을 되돌아보는 시기에는, 진부한 일상을 분석하는 것이 유익하다. 그리고 지금 이 진부한 일상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 문제는 현실에서 시련이 오거나 기대가 좌절되는 등 일상생활에서 무엇인가 잘못되었을 경우 표면화 된다. 이런 순간들에서 이야기가 시작되며, 새로운 창조를 필요로 하는 현실을 맞게 된다. 누구나 욕망의 뿌리는 동일하기 때문에 우리의 의식 속에는 자신보다 타인들이 더 많이 서식하고 있다. 그 욕망은 현실에 의해 제한될 수 있지만 강제할 수 없는 지고의 형식을 추출해 내며 추출된 작품은 의사소통의 수단이면서 주관적인 색채가 짙게 배어있다. 애매성은 그 주관성 때문에 생겨나며 주관적 읽기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그것 때문에 작품은 의사소통 이상의 것이 된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지나간 체험이 주관적인 상상으로 미침으로서 발현된 이미지를 통해 작가의 개인적 또는 사회적 이슈 그 너머의 세계를 조망해 보고자 한다. 작가는 각성하여 세계를 재구성하고, 때론 관능적으로 세계와 겨루며 또한 세계를 껴안는다. 그것은 낯선 장면, 새로운 공간, 특별한 현장 등 이미지를 구성하는 구체적 요소들로 환원되며 그 이미지는 일상적인 것과 상상적인 것 사이의 미묘한 암시와 예외적인 독해를 유발시킨다. 이미지들은 세계의 꿈이며 꿈은 단순하고 명료하지 않은 법이다. 잔여물인 동시에 첨가물이고, 가면 씌어지고 감추어지면서 그 위에 드러내는 것이다. 
 
김현정은 우리가 보는 관습에 기초해서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일상의 풍경을 담아내고 있다. 극단적으로 가장 구체적인 일상의 풍경은 지나칠 정도로 우수에 젖고, 극도로 우울해야 나타나는 생물학적 반응으로 정화된 듯한 결코 적지 않은 내러티브를 내포하고 있다. 
자연이 명료하게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되었을 때 현실을 재현할 수 있는 회화와 현실이 멀어진다는 양면성의 문제 너머에는 체험된 관조라는 내적 행위를 통해 외관만의 세계가 아닌 몸소 겪은 사실이 안겨주는 애착을 가지고 본질적인 세계를 꿈꾼다. 내면의 성찰을 통해 반추하면서 그것들을 표출해내는 것이다. 이는 우리들로 하여금 고립적인 것에서 연대적인 것으로 가시적 세계의 헛됨을 극복하여, 저마다의 진실한 세계를 꿈꿀 수 있게 한다.
 
오용석의 현실의 이미지는 실재에서부터 시작된다. 어떤 사회에서나 소화시키기 힘든 성과 사건, 사고와 관련된 것들은 사회적 삶의 다른 양상들에서처럼 문제로 남아있다. 정상적인 사회이면의 후미진 곳의 가려진 이야기이면서도 한편 미디어의 전파를 타고 출몰하는 시각적 파장 속 그날의 가장 자극적인 이슈중 하나일 뿐이기도 하다. 
작품 속 조용하고 평화로워 보이는 풍경은 다분히 추상적이라 할 수 있다. 작가는 어떤 현장의 장면들을 추상해서 고형화 시킨다. 분명히 실재함을 알고 있는 어떤 현실을 가시화하기 때문이다. 그 세계는 파악할 수 없는 것, 알려지지 않은 것이라는 부정적 개념으로 표시되 있으며 그것은 무언가를 지시하고 있지만 몽타쥬된 이미지 속 시간은 아주 막연한 범주 속에 위치해 있다. 그것에 대한 방법론적 탐구는 암시적이고, 막연하게 보여진 세계는 어떻게 보면 잔인한 세계이며 달리 보면 생명력 있는 이미지로 비춰진다. 
오늘날 일상적인 것이 미디어 속에 비춰진 가상이며 일루전임을 깨달았을 때 이미지가 구하고자하는 것은 일상적인 것의 원래적 모습을 밝혀보려 하는 것이며 오용석의 작품 속에서는 자명해 보이는 일상적인 것들을 뒤집고, 동시에 대상의 드러냄으로 인해 아픔을 느끼는 것과 함께 아픔을 가져온 것들을 우리의 의식을 통해 이미지로 표출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때 우리가 감지하는 것은 실체의 징조이며, 실재함의 신호들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