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TAGE: 조문희
Past exhibition
Installation Views
Press release
2021년 4월 8일부터 5월 7일까지 갤러리 조선 지하 1층 전시장에서 조문희 개인전 를 개최한다.
조문희는 이번 전시에서 타운하우스의 초현실주의적인, 그리고 그 속에서 볼 수 있는 인간 삶에 대한 미학에 관한 사진들을 선보인다. 서울 외곽 신도시 주변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고급 타운하우스. 영화에서 봤을 법한 우아하고 세련된 건축과 인테리어, 아파트의 획일화된 구조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그런 타운하우스는 보는 것만으로도 어떤 이상향이다. 잘 정비된 단지와 아름다운 조경 속에서 고급 마감재로 한껏 치장한 그런 건축물들은 이 시대 우리의 욕망을 가장 잘 반영한 다른 혹은 새로운 풍경이다. 집에 대한 인식과 구조가 시대와 환경에 따라서 변화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겠지만 ‘타운하우스’는 과밀과 개발에 의해 새롭게 전개된 풍경이었고, 작가에게 가장 흥미로운 소재로 다가왔다.
“저런 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행복할까?" 마치 텅 빈 연극의 무대일 수도 있고, 광고의 한 장면처럼 느껴졌던 타운하우스. 아름답지만 차가운 그 집들을 바라보면서 삶을 다시 생각해 본다. 진정한 작품은 관객과의 소통과 그 감동으로 완성되듯, 아름다운 집은 그 곳에서 살아가는 개개의 삶이 그 집에 고스란히 베어 있는 집이다.
안진국(미술비평) <초현실적 실감과 침묵의 복화술: 타운하우스의 감성학>
풍경은 끊임없이 변한다. 서울을 조금만 벗어나면 이국적인 새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새풍경에는 그 시대 꿈꿨던 유토피아가 담겨 있다. 지금, 새 풍경에서 생활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집이라는 공간을 이상적으로 재현한 이 곳은 양가적 감정을 이끈다. 타운하우스는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며 완벽한 사적 공간을 유지하기 위해 차갑게 단절되었다가 어느 순간 민낯을 드러내며, 사람의 존재감을 알린다. 그때 살아 숨 쉬는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단단하게 보호받고 아름답게 빛을 발하는 시간까지 많은 감정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공간을 바라본다.
“늘 궁금하다. 그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찰나의 순간에 볼 수 있는, 그런 것들이 존재하는 게 아름답다. … 민낯이 드러나는 그 순간.”(인터뷰)조문희는 찰나에 드러나는 내부가 건축물의 민낯이라고 생각한다. 건축물의 본모습이라고 보는 것이다. 작가는 겹겹이 존재하는 타운하우스의 얼굴을 보여줌으로써 타운하우스가 지닌 다층적 의미를 드러낸다. 한국적 타운하우스의 폐쇄성, 그 안에 스며 있는 삶의 온기, 건축물의 아름다움이 드러나는 순간 등 이 모든 것이 타운하우스의 자화상이다. 서구적 삶의 꿈을 파는 영화 세트와 같던, 연극 무대와 별반 다르지 않던 타운하우스는 그 안에 사람이 산다는 사실로 인해 납작한 세트장에서 충만한 삶의 현장으로 변모한다. 이제 조형성의 안쪽에서 감성적 언어로 쓰인 다층적이고 잠재적인 타운하우스의 이야기는 읽을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