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nicAphonic: 김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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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온은 책이라는 오브제에 관심을 가지고 오랜 기간 작업을 지속해오고 있다. 그는 책으로부터 파생된 비물질적 요소인 텍스트, 소리 등을 다양하게 조합하여 새로운 감각의 접합을 생성하고자 한다. 퍼포먼스, 사운드, 영상, 설치, 프린트 등 매체를 가리지 않고 활용하는 그의 작업은 읽기, 듣기, 쓰기라는 책을 통한 의사소통과 연관된 기본적인 행위를 다양한 형태로 구성한 결과물이다. 그는 때때로 시인이나 소설가와 같은 문학인들과 협업하여 문학과 미술의 접점을 연구하는 작업을 하기도 한다.
이번 갤러리조선의 개인전에서 김온은 음성화되지 않는 문자를 통한 소통의 (불)가능성을 탐구한다. <포닉아포닉(PhonicAphonic)>이라는 전시의 제목은 음성이나 소리와 관련되었다는 뜻의 형용사인 포닉(phonic)과 음성이나 소리와 관련이 없음을 뜻하는 말 아포닉(aphonic)을 결합하여 만든 용어이다. 전시에는 오류의 순간에만 우리의 눈앞에 나타나는 읽기 어려운 형태의 한글 문자와 함께 문서, 소리, 시 등을 세심하게 배치하여 만든 작품들이 포함된다.
말을 문자보다 더 진실한 것으로 여기는 음성중심주의의 전통은 문자를 언제나 읽히는 것으로 간주한다. 작가는 이러한 전통의 가장자리에 존재하는 이방인과 같이 목소리를 상실한 문자들을 조합하여 눈으로 듣는, 혹은 귀로 보는 감각들을 만들어낸다.
작가노트
은 언어의 조형적으로 점유된 기능(function occupée)을 마련한다. 문헌적 계보에 존재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읽을 수 없는 글자, 역할과 기능을 부여받지 못한 글자, 기록할 수 없거나 발화되기 어려운 글자들은 오류로 나타났다가 금세 유령처럼, 신기루처럼 사라진다. 언어의 몸체와 의미가 철수되어버린 문자를 텍스트로, 그리고 소리내어 읽기라는 리딩으로 청각적 순환과 비물질적, 비의도적인 소리적 확산, 계획된 소리적 분배에 동참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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