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nery that occurs: 정정주

7 September - 23 November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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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release
정정주 작가는 건축물 모형과 그 안의 카메라 설치를 통해 인간의 내외면을 비유한 설치작업을 선보여왔다. 또한 건축물 내부로 들어오는 빛을 인간의 내면에 침투하는 혹은 교감하는 외부의 시선으로 가정함으로써, 섬세하고 부드러운 뉘앙스를 풍기는 동시에 차갑고 견고한 미감의 작업을 계속해 온 바 있다.
 
이번 전시에서 정정주 작가는 서울에 즐비한 아파트를 포함해 일상에서 마주하는 건물들을 모형으로 제작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일상 공간이 도시 위에 그리는 풍경을 재해석한다. 모형으로 만들어진 내부에 카메라가 설치된 모형들은 폐쇄된 공간이자 동시에 관람객을 응시하는 건물이 된다. 관람객은 모형을 외부에서 관찰하며 동시에 카메라를 통해 관찰당한다. 이러한 기묘한 시선의 교환이 일상의 공간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또한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회화에서 차용한 3D 애니메이션 작업을 한층 발전시켜, 고전회화에 적용한 우아하면서 이질적인 영상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빛과 시선으로 표현된 이번 전시를 통해 일상에서 마주하는 빛과 건물, 서로의 시선에 대해서 다르게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ARTIST STATEMENT
 
내가 만들어 내는 작품들 - 혹은 건축 구조물들의 모형은 - 내가 실제 살았던 집의 거실, 화장실, 그리고 내 자신의 경험과 관련된 체육관, 기숙사 등의 공간들을 주제로 하여, 그 공간들이 발산하는 고유한 느낌과 분위기를 재현하고 있다. 건축 구조물들의 방의 크기, 구조, 창문의 위치, 빛의 조도와 같은 가장 기본적인 건축적 조건들을 정교하게 배치하여 각 공간의 독특한 아우라를 3차원의 건축 구조 안에 담아낸다. 
흥미로운 점은 이 구조 안에 움직이는 카메라의 시선이 개입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는 카메라의 시선을 통해서 각 공간의 고유한 아우라가 어떠한 시각적 조건을 통해서 경험되는가의 문제를 탐색하고 있다. 그것은 물리적인 위치와 지각의 유기적인 상호관계를 탐색하기 위한 도구로 이해될 수 있다. 
이렇듯 실제 공간의 모형들을 만들고 그 실내 공간 안에 카메라가 설치됨으로써, 관람자는 카메라의 시선을 통해서만 모형 내부의 공간에 대한 정보를 얻게 했다. 관람자는 공간을 완전히 인식하고 싶어 하지만, 그 안에 실제로 들어갈 수 없는 물리적 한계에 부딪힘으로써, 카메라의 시선과의 감정이입을 통해서만 비로소 자신이 공간의 내부에 실제로 있는 듯한 느낌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내 작업 속의 카메라는 주체적 시선의 연장 물이며 확장된 눈이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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